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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2565 bytes / 조회: 216 / 2023.05.19 03:20
덕질보다 힘든 팬질


내가 살면서 팬질을 한 적이 있던가 몇 번 돌이켜봤는데 그때마다 대답은 '없다'. 

팬질이라면 대상이 연예인이나 유명인인 경우가 많은데 내 현실인식은 이럴 때 제법 냉정하게 발동하는 편이라 무대와 스크린에서 활동하는 그들을 확실하게 '관상용'으로 구분한다. 그러니까 사진 속 음식이 제아무리 먹음직스러운들 내 위장을 채울 수 없음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거다.

반면 오로지 개취의 바이브랄 수 있는 덕질은 뇌를 빼놓고 즐긴다. 마침 나는 좋아하는 걸 할 때는 차안대를 씌운 경주마가 질주하듯 거침없이 숨참고 다이브하는, 한마디로 덕질에 최적화된 성향이라ㅎㅎ 덕질이 건전한 토양-책-에 뿌리를 내려 천만다행이랄까.

 

비유하자면 덕질은 연애, 팬질은 결혼 쯤 될까.

 

뜬금포 야밤에 잠을 쫓아가며 팬질과 덕질에 관하여 고찰하는 건 롤- T1 때문인데, 그러니까 나는 오늘 자정을 기해 '아, 롤! 아, T1! 아, 됐어, 안해, 때려쳐' 했다.

 

(우선순위로 따져 보자면) 덕질은 돈이 필요하고 팬질은 애정이 필요한데 문제는 '애정'이다. 나는 먼치킨 성애자라 좋아하거나 응원하는 대상이 승부를 내야 하는 스포츠일 때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상수로 깔고 가는데 한 달 전 스프링 준우승을 기점으로 간당간당하더니 오늘 므시 징동 전을 기점으로 결국 허용 스트레스의 임계점을 넘었다. 지금 팀구성 멤버들을 향한 애정이 식은 건 아니다. 4연준? 1년 내내 하는 경기가 이길 때도 질 때도 있고, 우승할 때도 무관일 때도 있는 거지 그게 뭐그리 중요하겠나. 그럼 뭐가 문제냐고? T1 경기가 안 풀릴 때마다 신나서 찧고 빻고 떠드는 억까들 소음이 문제다. 5차전이 터질 기미가 보였을 때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아씨 진짜 억까들' 이었다. 참고로 나는 포털 댓글을 일절 안 보는 '스트레스 회피형' 인간이다.


T1이 지금 멤버로 꼭 월즈 우승하길 바란다. 지금 멤버로 월즈 역사에 우승 기록 한 줄은 남겨야지 않겠나.

볼 수는 없겠지만 케리아는 앞으로 더 높이 더 멀리 훨훨 날아오르길 응원하고. 케리아, 내가 너 정말 진심 많이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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