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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12835 bytes / 조회: 222 / 2023.07.06 15:32
D 이슈


최근 디올 가방 이슈가 있었다. 고깃집에서 서빙 알바를 하던 아들이 테이블을 닦던 중에 옆테이블 손님 가방에 이물질이 튀었고 가방 주인이 가방 가격 전액 보상을 원하다는 게 내용이다. 모커뮤에 처음 글이 올라오고 한동안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알바생 엄마에 의하면, 다행히 가방 주인과 백화점 매장에 가서 수선이 불가하다고 함께 확인했으며 보상 문제는 서로 원만하게 합의했다고 커뮤에 경과 보고를 했고 그로써 이슈도 일단락되었다.

 

원만한 합의가 뭔지 궁금하지만 서로 만족했다니 그런 것이겠지.

 

일단락된 일을 언급하는 건 커뮤 댓글을 읽다가 '가방 수선'에 대해 한마디 얹고 싶어서인데, 분위기를 보니 다들 가방은 많이 사지만 수선은 잘 안 하는 것 같길래.

 

나는 지금껏 네 번 소위 명품 가방 수선을 해당 브랜드 매장에 의뢰한 적이 있는데 프라다1, 까르띠에1, 루이비통 2 건으로 이중 수선이 진행된 건 루이비통 두 건이다. 정확한 품목은 지갑 3, 가방 1 건인데 수선을 진행해봤던 경험은 이렇다. 

(그사이 브랜드 정책이 바뀌었을수도 있지만 아마 큰 기조는 같을 거다)

 

먼저 구입처는 프라다는 다카시마야 요코하마점, 까르띠에는 나리타 공항면세점, 루이비통은 LA 베버리힐즈.

수선 의뢰한 매장은 롯백 소공동 지점.

 

-프라다

반지갑. 포코노 재질은 집에서 오염을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다고 안내 받았다. 

 

-까르띠에 

중지갑. 나리타에 먼저 문의했는데 입국 때 공항으로 가져오래서(너무 번거로움) 소공동 매장으로 가지고 갔다. 그리고 매장 직원에게 들은 건 매장이 안내하는 수선점으로 보내거나 파리 현지로 보내는 건데 현지로 보내는 건 비용도 발생하고 시일이 많이 걸려서 번거러울 거라는 내용. 매장이 안내하는 곳은 소위 '명동사' 같은 곳인 듯 했는데 당연히 거길 이용할 생각은 없고, 파리로 보내기엔 바느질 부분이 살짝 벌어진 수준이라(내가 예민한 것임) 일단은 그냥 돌아왔다. 리얼타임, 지금 현재는 양가죽 같은 송아지가죽 지폐칸이 완전히 해져서 정말 파리로 보내 라이닝을 해야 될 수준.

 

느낌이고 기분이라 이게 팩트다 할 수는 없지만 국내 매장은 제품 수선 의뢰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를 느꼈다. 그냥 소비자가 알아서 처리하길 바라는 분위기. 반면 일본은 내가 황송할 정도로 매우 적극적이었는데 그래서 까르띠에는 그냥 속편하게 사촌언니한테 보내 부탁하던가 일본 일정을 만들어 내가 직접 일본에서 수선 처리할 생각.

 

-루이비통

가방1, 지갑1. 

가방은 가죽 부분이 낡아서, 지갑은 지퍼 부분 마감이 아주 살짝 불량이 보였는데(내가 예민한 것임) 마침 LA에 머물 때라 베버리힐즈 매장에 가지고 가서 접수하고 파리로 보냈다(매장이 바로 처리함). 가방은 라이닝(일명 천갈이)을 해서 가방 가격의 약 7-80%에 해당하는 비용이 발생했고, 지갑은 불량인 점이 인정되어 무상 수선 받음. 기억이 흐릿한데 아마 3주인가 한 달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냥 잊고 있었더니 어느날 물건 찾아가라고 매장에서 연락이 왔다.

 

 

그러니까,

알바생 엄마의 말처럼 매장에서 D가방이 재질 때문에 세탁 등의 방법으로는 원상복구가 안 된다고 안내 받았다면 동시에 항공편으로 현지에 보내 라이닝하는 것도 안내 받았을 거라는 거다. 물론 이 경우엔 가방 구입가와 근접한 비용이 발생하고 플러스 운임비도 발생하지만(까르띠에 매장에선 항공운임비가 소비자 부담이라고 안내함) 결론은, 가방이 원상태로 복구 안 되는 건 아니며, 원상복구가 가능하지만 대신 고액 비용이 발생한다는 게 팩트. 그러니까 정품이 맞다는 전제 하에 가방 주인이 원하는 게 원상복구라면 수선 처리하면 되는데 알바생 엄마의 후기에 의하면 수선 없이 그냥 둘이서 타협을 봤다고 하니 무슨 내용인지 짐작가능한 수준.

 

내 경우엔 '명품'이라서가 아니라 홈에도 누누이 털어놨지만 원형보존강박증(=결벽증)이 있어 테이블에서 조리해서 먹는 한식당을 갈 때는 가방이나 구두를 차에 두고 내린다. 일부 매장이 앞치마와 신발 주머니를 구비하고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같은 사례는 아니지만 떠오르는 기억이 있어 예전에 일본에서 겪은 썰을 풀자면,

스시집이고 저녁 시간대였는데 갑자기 주변이 어수선해졌다. 이유인즉 식당을 찾았던 여자 손님이 구두를 잃어버렸다는 거다. 소위 명품 구두였고 산 지 며칠 되지 않은 새구두라고 손님이 항의했다. 가게 내부에 CCTV가 없어 그 여자가 실제로 명품 구두를 신고 왔는지, 그 구두를 다른 누가 훔쳐갔는지 실수로 바꿔 신고 갔는지는 밝히지 못한 채로 결국 식당 주인이 구두값을 물어줬다. 일행 중에 가게 주인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있어 나중에 들었는데 그때 식당 주인이 변상한 돈이 7만엔이었다고. 

 

이런 분쟁은 애초에 발생하지 않는 게 가장 좋다. 과실 비율 떠나서 자동차 사고는 아예 안 나는 게 베스트인 것처럼.

 

 

 


 

글만 올려놓고 보니 심심해서 사진 몇 장 첨부.

흔히 잡화로 분류하는 구두, Glasses, 헤어 액세서리는 영수증(인보이스) 만 받았던 걸로 기억. 

지금은 굳이 인보이스, 워런티카드 이런 거 없어도 구입 내력이 전산으로 입력되어 날짜 상관없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고 (루이비통 직원한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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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 국내 백화점 / 오른쪽 - LA 베벌리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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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백 소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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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everly Center

 

의도적으로 가린 부분은 판매자와 구매자 이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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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양감이 잘 안 느껴지는데 실제로 보면 도톰하다. 이유는 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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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외에도 부클릿이 두 개나 들었는데(오른쪽 위와 아래) 특히 위쪽 브라운 부클릿은 미니북 마냥 페이지가 도톰하니 쓸데없이 충실하다. 이름부터가 'storia'임. 영수증은 인쇄가 거의 다 날아가서 흔적만 남았다. 그래도 요래조래 보면 돈을 얼마나 썼는지 보임. 내가 콜렉터 기질이 낭낭해서 모아둔 것일 뿐 실상 영수증은 시간이 지나면 잉크가 흐릿해지므로 보관은 아무 의미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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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Airport Terminal'은 나리타 공항을 의미.

이미지로는 잘 안 보이는데 오른쪽 카드의 빨간 원은 'Lotte Duty Free' 어쩌고인데 롯데면세점 소공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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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워런티 카드. (워런티 카드 맞나? 앞면을 안 찍은 걸 뒤늦게 알고 추가로 찍었는데 몇 분 사이 광량이 부족해짐)

원래는 푸른기 도는 백색인데 변색됐다. 나도 오늘 사진 찍으면서 발견했다. 관종도 아니고 누가 이걸 수시로 꺼내보겠는가;

요즘도 워런티 카드를 주는지는 모르겠다. 구찌, 버버리 등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런 카드가 없는 걸 보면 그냥 브랜드 정책인 듯.

 

한때 쇼핑이 재미있고 신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가방은 가방, 지갑은 지갑이지 무념무상 한다. 요즘은 소비(or 욕구)의 방향이 바뀌어서 소유할 수 없는 대상을 탐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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