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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12450 bytes / 조회: 164 / 2023.08.07 18:48
그냥 잡담


1.

나는 추위는 아주 심하게 타고, 더위는 거의 안 타는데(땀도 거의 안 흘린다) 지난 겨울에 보일러를 끄고 지내면서 생각했다. 할만한데? 여름도 에어컨 없이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는 개뿔. 

평소 나는 '내가 더우면 진짜 더운 거'라고 떠들고 다니는데, 적어도 내가 체감하기론 태어난 이래 올해 여름이 제일 덥다. 근데 나사인가 어디인가 올 여름이 제일 시원하다고 그러던데. 지금까지는 온난화 기후였고 이제부턴 열대화 기후 시대라고.

바야흐로 이제 인류가 게을러지는 시대가 왔구만...

 

 

2. 

오늘 점심을 먹던 도중에 S가 갑자기 물었다. 김훈은 왜 그랬대?

S의 얘기를 바로 알아들은 건 하필 어제 모커뮤니티에서 관련 얘기를 봤던 탓이다.

 

대개 변절 혹은 전향은 두 가지 이유로 이루어진다.

나의 이익 때문에 혹은 나의 불이익 때문에.

김훈 정도의 작가라면 이익 보다는 불이익이 이유일 확률이 크다.

 

공교롭게도 작가는 딱 1년 전 이맘때 신작 '하얼빈'을 출간했다. 그리고 알릴레오 북스에 출연했던 모습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후 1년 동안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커뮤 자게에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문열, 김지하 시인과는 궤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문열, 김지하는 국가보안법에 발목을 잡혔지만 김훈은 스스로 오랫동안 토로해왔듯 밥벌이의 지겨움과 싸우는 글쟁이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가진 것이 많아지고 지켜야할 것이 많아지면 그것들은 모두 약점이 된다.

혼군이 불러온 혼란한 시기에는 진실과 거짓이 섞여서 그것을 분별할 눈을 현혹하기 마련이다.

지금은 그저 조용히 웅크리고 각자도생해야 하는 시대임을, 사회에 나타나는 갖가지 징후로 거듭 되새긴다.

 

 

출처. 김주대 시인 페북

 

 

<소설가 김훈의 중앙일보 기고문을 읽고>


“교사들이 자신들의 집회에서 정치적 당파성을 배제하고, ‘학부모’에 대해 거친 언사를 쓰지 않는 조심스러움에서 나는 교사들의 집단지성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악성 민원’은 학생들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제기해 온 것이므로, 무대 조명 안으로 소환되지 않은 ‘학부모’라는 익명 집단은 이 사태의 핵심이며 배후였다. ... ‘악성 민원’의 본질은 한마디로 한국인들의 DNA 속에 유전되고 있는 ‘내 새끼 지상주의’다. ... ‘내 새끼 지상주의’는 계층의 차이가 없이 고루 퍼져 있지만, 부유층 밀집지역의 ‘악성 민원’이 더욱 잦고 사납고, 위압적이라는 일선 교사들의 고백은 이들을 행세하게 하는 부(富)의 천민성을 증언하고 있다. ... 내 새끼 지상주의’를 가장 권력적으로 완성해서 영세불망(永世不忘)의 지위에 오른 인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의 부인일 터인데, 그는 아직도 자신의 소행이 사람들에게 안겨준 절망과 슬픔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일가가 관련된 재판의 과정을 보면서 나는 인간의 가장 고귀한 인연인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미망(迷妄)일 수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나 자신의 무명(無明)과 마주 대하고 있었다...”

-소설가 김훈의 중앙일보 기고문 “내 새끼 지상주의의 파탄...공교육과 그가 죽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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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훈은 공교육과 그(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의 원인을 ‘내 새끼 지상주의’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내 새끼 지상주의’가 부유층 밀집지역에서 더욱 기성을 부리고 있다고도 진단한다.


내 새끼 지상주의가 부유층 밀집지역에서 더욱 사납고 위압적으로 실행된다는 김훈의 진단을 가만히 분석해보면 내 새끼 지상주의가 공교육과 그(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의 하나의 원인은 맞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그의 말대로 부(富)와 부의 천민성에 있다. 공교육과 그의 죽음의 원인은 내 새끼 지상주의이고, 내 새끼 지상주의의 원인은 부의 천민성이다. 부의 천민성이라는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과 병폐가 이번 사태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걸 김훈 본인이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잔인한 부유층 학부모 몇 명 잡아들이고 징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학부모와 선생을 대립시켜 이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런데도김훈은 느닷없이 조국과 그의 가족을 소환하여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 김훈의 기고문 전체의 맥락을 다시 살펴봐도 왜 조국이 소환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갑질부모 정순신과 이동관을 소환해야지. 수구보수 언론과 무소불위 검찰의 십자포화를 맞고 쓰러진 사람을 다시 짓밟는 일은 작가가 할 일이 아니다. 그런 짓은 진중권이나 할 짓이다. 조국 재판을 지켜봤다는데 검찰과 언론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가장 강력하게 물어뜯던 사모펀드 건은 무죄로 판명되었다는 걸 알고는 있는지, 검찰의 기소가 얼마나 정권야욕적이고 모순적이며 선택적인지 알고는 있는지. 이를테면 검찰이 윤미향 의원을 10개의 죄목을 씌워 기소했지만 9개가 무죄로 판명된 건 아는지, 나머지 1개의 죄목마저 법원에서 다투고 있다는 건 아는지. 왜 김훈이라는 위대한 작가가 국힘당이나 윤정권이 하는 짓을 따라 하는지 안타깝다. 올해 봄에 비트코인 문제로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만신창이가 되어 반격도 못하고 쓰러져 겨우 숨을 쉬며 언론을 피해다니던 김남국 의원에게 한판 붙어보자고 외치던 장예찬이 생각난다. 사자에게 물려 죽어가는 토끼에게 용감한 표정으로 달려드는 야비하고 비열한 살쾡이나 뭐가 다른가?


김훈은 사회구조적 모순을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문제로 치환하는 세심하게 몽매한 능력이 있어 보인다.


“교사들이 자신들의 집회에서 정치적 당파성을 배제하”고 시위를 한다고 나름대로 점잖게 진단한 김훈은 큰 문제를 지엽적으로 만들어 내는 데 능력이 있다. 교사들이 왜 정치적 당파성을 배제하고 시위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김훈은 자기모순에 빠진 감정 소비적 해결책을 내놓는 데는 탁월하다. 그의 해결책 혹은 그의 기고문은 전체적으로 문학적 비유, 감정적 감상적 토설로 보인다.


시선은 옹졸하지만 정서적으로 점잖은 김훈이라는 훌륭한 작가를 소설을 쓰도록 해야지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인물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 김훈은 그럴 능력이 없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기회주의적으로 외면하고도 있다. 중앙일보가 김훈을 욕되게 하였다. 지난 91년 조선일보가 김지하의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라는 칼럼을 통해 반정부 투쟁의 불길을 잠재웠던 것처럼 중앙일보는 김훈의 ‘내 새끼 지상주의’라는 기고문을 통해 현실의 사회 구조적 모순을 인간 정서적 모순으로 바꾸고, 교사들의 분노가 정권 혹은 자본주의 전체로 향하는 걸 막으려고 하는가?


그럴 리 없겠지만 김훈도 중앙일보도 시선을 한국 자본주의의의 구조적 모순으로 돌려야 한다. 이를테면 10원 한 푼 남에게 손해를 보게 한 일이 없다는 대통령 장모의 구속, 대통령 부인의 주가조작 혐의와 학력조작과 사기행각, 대통령 본인의 거짓말들의 원인들 역시 ‘내 새끼 지상주의’가 아니라 부의 천민성,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과 병폐에 있다. 9수 10수를 해서라도 권력을 얻어야 하고, 국민 세금으로 마련된 거액의 검찰총장 특활비를 사비인양 써버리는 파렴치함과 현 정권의 신북풍몰이, 국가권력사유화, 보복정치, 검찰독재, 법사무당정치, 반평화친일친미정치, 부자를위한정치, 서민에게폭력정치, 장애인차별정치, 노동자말살정치 등등 횡포의 원인 역시 내 새끼 지상주의가 아니다. 좀 더 근본적 원인을 말하라.


김훈 원작의 영화 ‘남한산성’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그대도, 나도, 그리고 우리가 세운 임금까지도 다 새로 바뀌어야 하오. 그게 내가 이 성에서 깨달은 바요.”


(김훈 선생과 친한 페친, 개인적으로 잘 아는 페친들 많은 줄로 안다. 이 글은 김훈 자신과 김훈의 문학을 위해서 김훈이 거대 언론의 정치적 야욕으로부터 1mm라도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에서 올린다.)


* 김훈 작가의 전두환 찬양기사와 내 새끼를 그리워하는 내 새끼 지상주의자 김주대의 음주 장면 함께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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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선 다음 날 나는 홈에 '각자도생'이라는 말을 썼는데 얼마전에 유시민 작가가 말하는 '각자도생'을 들으며 이 말의 무게를 모르고 쉽게 사용했구나 하고 반성했다.

유시민 작가의 말을 요약하면, '지금은 나(=국민 개인)한테 재난이 닥치고 사고를 당하고 사건에 처해도 정부나 유관 단체 누구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으므로 내 몸과 내 안전은 내가 알아서 스스로 챙겨야 한다.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거다. 이번 여름 초입에 장마로 수해가 났을 때 해외에 있던 윤이 그랬다던데. 내가 지금 가봤자 뭐가 달라지느냐고. 아마 그래서 나온 말인 듯하다. 

 

 

4.

M이 '달콤한 인생'과 '생활의 발견' 게시판의 차이가 뭐냐고 물었다. 

"달콤은 이미지 없이 tmi 포함 사담을 떠드는 곳이고, 생활은 지름질 한 거 올리는 곳인데 그냥 뒤죽박죽" 이라고 한탄했다. 왜 구분이 안 될까... 진짜 미스테리...

 

 

5.

M이 마우스 사용 후기를 물었다.

 

"비유하자면 공주님?" 

"쓰기 불편하다는 소리군" 

"예쁘면 됐지"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한다고. (귀여움인가? 여튼...)

 

 

6.

불행히도 나는 끊임없이 퇴고를 하는 타입인데 당연히 홈에 작성한 글도 수시로 수정한다. 수정만 하면 다행인데 내가 써놓고도 이게 뭔 소리야 싶은 글을 발견할 때마다 극심한 자괴감에 빠지는 건 덤. 이것이 때마다 게시판에 비밀글이 가득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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