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전화가 울려서 깼는데 S가 주차장에 자리 비었는지 봐달라고 한다.
N: 지금 어딘데?
S: xx 앞 (집 근처라는 소리임)
이 시간에(08시) 당연히 자리가 있지. 웅얼웅얼 비몽사몽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다가 뒤늦게 엊그제 오류 알림 직후 DS CAM이 로그아웃 된 게 생각나서 주섬주섬 베란다로 나가보니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다. 순간 뭐지 하다 뒤늦게 오늘이 징검다리 휴일인 게 떠올랐다. 어쩐지...
S에게 동 앞에 주차칸 비었다고 알려주고 다시 침대로 가서 뻗었다.
그리고 느지막이 일어나서 화분에 물 주고(요즘 내 기상 첫 미션임) 넷플릭스를 보고 있던 S와 브런치로 뭘 먹을까 의논하다 S가 파스타 먹자고 해서 파스타 낙점. 오후엔 집 근처 시장에서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최근 파스타에 맛들여서 집에 한 반 년 치 먹을 파스타를 쟁여놨는데 오늘 조리해서 먹은 건 엊그제 B네 집에 갔을 때 얻어온 쿠우쿠우 밀키트 투움바, 로제 파스타.
근데 포장지에 조리법이 없어서 포털에서 따로 검색했다. 왜 조리법이 없음???
치즈도 뿌리고 싶었는데 그레이터 꺼내는 게 귀찮아서 치즈는 생략.
차를 갖고 온 S에게 커피 마실 거냐고 물으니 와인을 마시겠다고 해서 음료는 둘 다 화이트 와인으로.
S와 나는 둘 다 알쓰여서 와인 두세 모금에 얼굴이 불타오르고ㅎㅎ S는 도중에 와인에 자몽주스를 탔다.
와인을 따랐던 S에게 이거 몇 도냐고 물으니 12도라고 했는데 다 먹고 확인해보니 10도임.
오늘 마신 와인은 코스트코에서 할인 가격에 홀려서 산 칼로로시인데 4L 16,000원이니 가성비가 어마무시하다.
생산지는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을 좋아하긴 해도 맛은 모르는 와인 생초보라 대충 눈에 띄는 대로 사는데 딱히 실패한 기억은 없다. 기억을 뒤져보면 한두 개 쯤 이건 정말 아니군, 싶은 게 있을 것도 같지만...
칼로로시는 딱 화이트 와인의 정석이다. 다만 지나치게 평이하달지, 감탄사가 나오는 특별한 것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불만도 없는 아주 무난한 맛인데 와인 고수는 특색이 없다고 안 좋아할 것 같고, 와인 초보는 진입장벽이 낮아서 안 싫어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