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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5409 bytes / 조회: 108 / 2023.11.20 00:43
드디어, 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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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준 때도 힘들었지만 어차피 잘 하는 선수들이니까 다음에 우승하면 되지- 했는데 그러고서 5연준은, 이때는 타격이 좀 컸다. 차라리 실력이 없으면 포기라도 할 텐데 뭔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 같은, 거대한 벽을 느끼는 게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무엇보다 이겨도 져도 욕을 하는 억까악까들에게 5연준이라는 창을 쥐어준 것 같아서 몹시 괴로웠다.

지난 7월 summer 시즌 중 페이커의 손목 부상과 뱅기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과 t난지원금 소리를 듣게 했던 7연패는 오히려 아무렇지 않았다. 잘하는 선수들인 거 아니까. 늘 잘 할 수야 있나 못할 때도 있는 거지. 하지만 게시판을 도배하는 억까악까들 인성질 만큼은 정말이지 참기가 어려웠다. 아시안게임 국대 다시 뽑으라는 비아냥이 나올 무렵 아, 그래 내가 졌다, 이제 다시는 lol 안 봐. 그리고 실제로 두어 달 롤 쪽으로는 쳐다도 안 봤는데 하필 아시안게임이라...우리애들 셋이나 국대 달았는데... 힐끔힐끔 먼 시야로 경기를 보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새 롤월즈 대진 일정을 확인하고 있고... 그렇게 다시 23' 롤월즈로...

 

5연준을 주홍글씨처럼 달고 시즌을 계속 달렸던 이 로스터가 꼭 소환사의 컵을 들기를 바랐다. 다음 시즌에는 이 로스터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5연준의 기억을 갖고 흩어지는 건 너무 비극이니까. 나는 이번 결승이 그들에게 승부가 아니라 치유가 되길 바랐고 아마도 바람을 이룬 것 같다. 바야흐로 해피엔딩이다.

 

얘들아 정말 고생 많았다.

오늘의 기억을 가지고 늘 최고의 커리어를 쌓으면서 마지막까지 즐겁고 재미있게 플레이하길...

 

페이커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를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는데 답을 얻은 것 같다던.

역시 전설이 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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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 후기_

돗자리 펴야하나. 징동 때 3:1 승 느낌이 있더니 웨이보는 3:0 승 예감이 강림했다. 그래도 혹시 부정 탈까봐 진짜 어디에도 말 못하고, 혼자 못보겠다고 징징대는 나를 위해 모니터 앞에 같이 앉아준 S에게도 입 꾹 닫았다. 5연준 가스라이팅이 어찌나 강력했던지 티붕이들 다 하는 부두술조차도 못했다. 

 

마지막 넥서스 터지고 선수들 끌어안는 거 보면서 내가 우니까 S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흑역사를 적립했지만 오늘은 그냥 다 좋은 날이다.

 

사실 S가 아니었으면 라이브로 못 봤을 거다. 1세트 초반에 탑 쪽이 터지는 거 보고 개복치가 된 나는 자리를 떴고 잠시후 고개를 삐죽 들이밀고 'S야 그냥 꺼, 같이 봐주지 않아도 돼, 나중에 결과만 볼 거야' 했는데 그와중에 S가 보고 있는 화면이 심상치 않은 거다. 아니 불과 5,6분 새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그리고 다시 자리잡고 앉았고 그대로 3세트까지 쭉 관전. 3세트 끝나고 울먹이면서 S야 뭐먹고 싶어? 갖고 싶은 거 없어? 하니 S가 픽 웃는다. 그래, 마음껏 비웃어라 나는 이제부터 일주일은 행복할 예정이니까.

 

잡솔_

S가 물었다. 플레이어가 몇 명이냐고. S는 같은 질문을 징동 때도 했다. 참고로 S는 내 성화에 롤월즈를 8강부터 봤다. 아마도 S는 오늘 롤월즈 결승을 가장 평온하게 관전한 0.000000001%일 거다. 이걸 부러워해야 하는 건지...

3세트 용 한타 때, 동공 지진하다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 거야' 하니 옆에서 S가 태평한 목소리로 '페이커가 세 명 죽였는데' 했다. 고백하는데 대학 합격자 확인할 때도 이렇게 안 떨었다.

S에게 강조했다. '넌 이 의미를 모르겠지만 너는 지금 역사적인 현장을 보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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