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체험으로 알게된 사실인데 햇살이 환하게 쏟아지는 자연광 아래에서 책을 읽을 때 눈이 가장 편하다. 무엇보다 글씨가 또렷해서 눈 피로가 덜하고 덩달아 가독성도 좋다.
그리하여 오늘 아침.
주섬주섬 의자를 베란다로 옮기고 책을 좀 읽다가 커피를 가져오면서 임시 스툴대용 의자도 추가로 들고 오고, 책 좀 읽다가 에프에 빵 데워오고, 책 읽는 틈틈이 점찍어 둔 커피 스툴을 조만간 업어와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틈틈이 베란다를 함 엎어야겠다고 고민하고, 와중에 의자에 웅크리고 10분 꿀잠하고.
그렇게 저렇게 본격적으로 베란다에 자리잡고 완독한 첫 책 최진영의 신간 아닌 신간.
원도를 망친 건 잘못된 질문이다. 원래 좋은 질문이 좋은 대답, 나쁜 질문이 나쁜 대답을 끌어낸다. 대개는 그렇다.
소설을 읽다가 떠오른 단상.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고 혼을 내고 벌을 주는 건 얼마나 불합리하고 잘못된 사회 관행인가.
교과 학습을 따라가지 못하는 건 대개 아이 개인의 문제이던가 아이를 둘러싼 환경의 문제인데 어느 쪽이든 벌을 주고 혼내는 대상이 될 순 없다. 그러니 공부 못한다고 아이를 벌 세워선 안 된다. 그림 못 그리고, 노래 못 한다고 아이를 벌 세우지는 않지 않는가. 도대체가 국영수는 뭐가 다른가. 이해를 못하고, 암기를 못하는 게 체벌이 당연한 잘못은 아니지 않는가.
버티컬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과 초록초록한 나무들 옆에서 책을 읽는데 왜 이걸 진즉에 안했을까 후회 막심.
그와중에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타고 중년아저씨의 박력넘치는 고함이 들렸다. "**아 사랑해!"
봄 같은 6월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