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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4006 bytes / 조회: 1,085 / ????.10.28 15:19
도미노 타이타레 피자


어제 오후, 우편함에 타이타레 피자 쿠폰이 와 있었다.
도미노 피자가 맛있긴 하지만 라지 사이즈만 배달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먹을 일이 거의 없는데 쿠폰을 보니 견물생심, 하여 세트를 주문해서 먹었다. 사실은 항공담요를 준다고 해서... 집에 그동안 모아 놓은 항공담요가 꽤 된다. 지금도 아쉬운 것은 밴쿠버에 갔을 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감기가 너무 심해 미처 챙기지 못했던 에어 캐나다의 항공담요.(앗!) * 변명 - 어느 날 엄마가 내가 알토란처럼 모아놓은 항공담요를 발견하고 "나무야, 돈을 줄 테니 다음 부턴 그냥 돈 주고 사라."고 하신 이후로 더 이상 항공담요를 모으지 않는다... 라기 보다는 사실은 수집할 만큼 해서... 흐흐...

벤쿠버에 갔던 것이 10월 중순쯤이었는데 일주일 중 사, 나흘은 계속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였다. 그래서였는지 돌아오는 날 그만 감기에 걸렸는데 처음엔 괜찮더니 비행기가 이륙한 직후부터, 기내가 건조해서 더 그랬던 것 같지만, 콧물과 함께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에어캐나다는 아시아나와 협력 업체여서(스타 얼라이언스 어쩌고) 아시아나쪽 한국인 승무원 두 명이 고정으로 탑승하는데 내가 탄 비행기는 스튜어드 한 명이 섞여 있었다. 첫 식사를 하고 날 무렵, 발열 두통이 너무 심해져서 그 스튜어드를 불렀다. 한국인 스튜어디스는 일하느라 바빴고 그 놈은 에어캐나다쪽 스튜어디스들하고 히히덕 거리고 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놈이, 내가 두 번이나 약을 달라고 부탁했는데도 대답만 유들유들 넙죽 하고 약을 갖다줄 생각을 안 한다. 같은 한국인이라고 부탁했더니 이 써글 놈이. 하지만 몸도 아프고 자꾸 실랑이를 하는 것도 귀찮아서 도착할 때까지 그냥 비몽사몽 의자위로 몸을 말고 잤다. 뒤늦게 성질이 버럭 한 것은 비행기에서 내리고 몸이 낫고 난 뒤였다. 그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울화통이 치민다. 내가 왜 그냥 넘어 갔던고 싶어서. 몸이 아픈데 송사가 대수였을까마는. 몽타주를 그리라면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써글 놈 얼굴을 아직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다. 세상은 좁다는데 어디 다시 만나기만 해 봐라.


오늘 오후에 어제 먹다 남은 피자를 꺼내 먹는데 칠리소스 때문인가.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칩스 아호이(Chips Ahoy) 네 조각, 200ml(180ml이던가) 저지방 우유 한 개, 기숙사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칠리 수프가(미니 컵라면 크기) 한 끼 식사일 때가 있었다. 다섯 달이 지나면서 몸무게가 6kg이 빠졌으니 매달 1kg씩 빠진 셈. 그러나 여섯 달째부터 상황이 바꼈다. 이번엔 매달 1kg씩 찌기 시작한 것이다. 런치 뷔페를 애용하면서 부터였다. 다시 6kg이 채워질 무렵 드디어 전기 밥솥을 사서 직접 밥을 해먹게 되었고 몸무게는 그냥저냥 고정되었다. 이런 사소한 것에도 알게 모르게 균형을 이루려는 삶이, 재미있다.

'삶'하니 생각나는 일화.
학부 때 단짝처럼 친했던 두 녀석 중 한 녀석인 K군이 어느 날 내게 물었다. "나무야. 삶은... 뭘까?" 늘 좀 철 없는 장난을 치던 K군이 처음 해온 진지한 질문이라 나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기다리다 지쳤는지 녀석이 먼저 대답을 내놓았다. "삶은, 계란이야." 그래, 니가 그러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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