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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1950 bytes / 조회: 734 / ????.09.04 08:09
여름이 간다


시간이 엉켜버린 생활.
문득 어느 새벽에 모니터 구석에다 대고 마우스를 클릭해서 보니 9.1일이었다.
그리고 어, 벌써? 하는 사이 어느덧 9월 4일.

여름이 간다.
더위를 식혀주던 차가운 탄산음료대신 오랜만에 끓인 커피가 여름이 가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커피물이 이렇게 맑았던가. 깨끗했던가.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몹시 더웠던 어느 새벽,
가을이 오면 스팅의 'Streets of Philadelphia'를 들어야지 다짐했었다.
그리고 더이상 열기의 부담이 아닌 느긋한 여유로 다가오는 커피와 함께 새벽에 작은 내 방을 채우는 스팅의 단조롭고 조금은 권태로운 듯한 회색톤의 목소리가 가을을 알리고 있다.
(intro부분의 그리고 마지막까지 함께 가는 드럼소리는 쓸쓸하다. 감정선을 몹시도 건드리는...)

내 가을과 맞닿아 있는 몇가지 추억. 그 중 <Philadelphia>.
영화 <Philadelphia>를 보고 싶어서 도서관 지하 랩실로 달려가 "필라델피아"를 몇 번이나 반복하다가 결국은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유치원생마냥 "피.에이취.아이.엘..."을 외고서야 비디오 자료실에서 테잎을 건네 받을 수 있었던 그 때도 가을이었다.
시카고로 가는 갈아타는 비행기를 놓칠까봐 몇 번씩 뒤에 앉은 흑인여성에게 비행기를 확인하던 곳도 도시의 80%가 흑인이라는 Philadelphia 공항이었다.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그 흑인 여성과 몹시도 복잡하고 부산스럽던 공항과 그리고 동명의 제목을 가진 영화뿐이지만...
이렇게 몇개의 고리에 얽혀 Philadephia는 가을과 함께 내게 오고 있다. 그와 함께 2003년 여름은 가고 있다.

뭐... 조금은 서운한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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