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는 > 달콤한 인생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감나무가 있는 집
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1310 bytes / 조회: 683 / ????.06.01 17:49
어릴 적 우리는


어제 저녁에 뭔가 때문에 화가 엄청 났다.
미친 듯이 집안을 치우고 옷으로 뒤덮여서 빨래통인지 책상인지 구분이 안 가는 책상위를 깨끗이 정돈했다.
그리고 공부했다.
그렇다. 나무는 화나면 공부한다.

하루가 지났다.
날씨가 좋다. 햇빛도 짱짱하고 바람도 살랑살랑 분다.
그래서 밀린 빨래를 했다.
그렇다. 날씨가 좋으면 나무는 빨래를 한다.

M군이 위로 전화를 했다.

나무가 말했다.
"내가 열 세살 때 엄마가 내 펜을 꺾었다."

M군이 말했다.
"그때 우리 어머니는 내 붓을 꺾었지."

그렇다. 친구는 10여년 전 일까지도 공유할 수 있다.


(나머지 대화.)


"붓을 왜?"
"어머니가 내가 아끼던 스케치북을 태웠다."
"왜!"
"내가 학교 안간다고 해서."
"그래서?"
"방 안에 있는 책을 전부 마당에 던져 버렸다."
"누가? 어머니가?"
"아니. 내가."
"(헉!) 그래서?"
"어머니가 거기에도 불을 붙였다."


어릴적 분서 사건이 없었으면 M군은 화가가 됐을지도 모르는데 아깝다.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643건 41 페이지
달콤한 인생 목록
번호 제목 날짜
43 어느 가을에 ??.09.24
42 장미 ??.09.21
41 노트북의 바탕화면 ??.09.17
40 서신 ??.02.17
39 잡담, 겨울 밤에... ??.01.08
38 M군의 달걀 ??.08.03
37 건망증 ??.07.28
36 아날로그 ??.07.15
35 나무와 M군 그리고 고양이 ??.07.09
34 담... The wall ??.06.07
어릴 적 우리는 ??.06.01
32 M군이 먹을 갈았다 ??.05.24
31 나무와 M군 II ??.05.15
30 나무와 M군 ??.05.11
29 X-mas 이브에 입술이 찢어진 사건 1 ??.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