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에 > 달콤한 인생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감나무가 있는 집
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2322 bytes / 조회: 762 / ????.09.24 20:00
어느 가을에


- 그 분이 다녀 갔어요

세탁기 용량이 작아서(드럼형 6.5kg) 이불 빨래가 안 되는 관계로 지난 번에 아무 생각 없이 세탁소에 맡겼다가 차렵 이불 하나에 무려 2만5천원이라는 피같은 생돈이 날아갔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빨래방이었다. 검색해 보니 무인 코인 빨래방의 가격이 대용량(세탁기 용량) 기준 세탁이 3천원, 건조가 3천원이길래 어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야*의 '거기'에서 위치를 검색한 다음 차렵 이불 두 채, 양모이불 한 채 도합 세 채를(ㅡㅡ;) 이민 가방에 구깃구깃 넣은 다음 자전거에 싣고 드디어 출발했다.(아무래 생각해도 그 분이 잠깐 왔다 가셨던 듯 하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무모한 짓이었지만, 하여튼 지하철역 3개 반 정도 되는 거리를 달려 달려 도착하고 보니... 헉. 빨래방이 없다!!! 우째 이런 일이... ㅠㅠ
결국 그 무거운 것을 싣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기가 막막 생긴다. 그래서 이불을 몽땅 욕실에 밀어 넣어 밤새 담가 놓고 오늘 아침 9시부터 초인적인 힘을 내서 이불 세 채를 발로 밟아서 기어코 다 빨았다.(나는야 오기의 화신!)
역시 모든 것은 정신에 달려 있는 법! 이불을 빨 때도 힘들었지만 들고 옥상에 올라 갈 때의 고생은 시작에 불과했다. 물먹은 빨랫감을 들어올려 빨래줄에 널 때의 그 사투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 처음 시도한 '이불 빨기'는 마지막까지 초난감했지만 그래도 선선한 바람에 내리쬐는 태양밑으로 이불을 널고 나니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으하하핫!
"빨래 끝~♪" 외치고, 기념으로 한 방 찰칵~

<덧> 솔직히 다신 이런 짓을 못 할 거 같다. 아니, 안 할 거다. 이 땐 뭔가에 씌었던 게 틀림없다.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643건 41 페이지
달콤한 인생 목록
번호 제목 날짜
어느 가을에 ??.09.24
42 장미 ??.09.21
41 노트북의 바탕화면 ??.09.17
40 서신 ??.02.17
39 잡담, 겨울 밤에... ??.01.08
38 M군의 달걀 ??.08.03
37 건망증 ??.07.28
36 아날로그 ??.07.15
35 나무와 M군 그리고 고양이 ??.07.09
34 담... The wall ??.06.07
33 어릴 적 우리는 ??.06.01
32 M군이 먹을 갈았다 ??.05.24
31 나무와 M군 II ??.05.15
30 나무와 M군 ??.05.11
29 X-mas 이브에 입술이 찢어진 사건 1 ??.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