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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가 있는 집
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1540 bytes / 조회: 922 / ????.10.22 10:40
오늘 아침


몇 달 전에 M군이랑 B양에게 이런 장담을 했다 .
"김훈 작업실이 우리 집 근처잖아. 그러니까 내 말은 언제고 한 번쯤 오다가다 마주칠 가능성이 있거든. 그러니까 책을 늘 들고 다니다가 딱 마주치면 꼭 사인 받을 거야."
"니가?(언니가?)"
"그래. 흥, 내가 못 할 줄 알고? 할 수 있거든? 꼭 할 거야!"

그리고 바로 오늘,
오전 일찍 빵집에 가는 길에 얼마 전에 새로 문을 연 카페 앞 노천 테이블에 앉아 있는 김훈 선생님을 만났다.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은 김연수씨.
김훈 선생님은 사진과 똑같아서 금방 알아봤고 김연수씨는 사진보다 나이가 좀 들어보여서 낯이 익은데? 하다가 뒤늦게 알아봤다.
나는 두 분의 책을 모두 다 가지고 있다. 당연히 집에 오자마자 특히 좋아하는 두 분의 책을 한 권씩 책장에서 뽑아 가슴에 안고 꼬리에 불붙은 망아지마냥 왔다갔다 왔다갔다... 마음을 못 정하고 고민만 하다가 M군한테 전화했더니 가서 "사인 해주세요" 하라고...
하지만 결국, 부끄러움이 팬심을 눌렀다. 나는 어찌하여 이리도 소심한가.
집 근처에서 촬영하러 온 연예인들을 숱하게 보지만 사인 받고 싶다거나, 가슴이 뛴다거나 한 적은 없었는데 좋아하는 작가를 본 오늘 아침은 달랐다.

다음엔, 다음 번엔 꼭...!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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