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월드컵] 잠 못 드는 새벽에 투덜 투덜... >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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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5 bytes / 조회: 758 / ????.06.19 07:15
[2006 월드컵] 잠 못 드는 새벽에 투덜 투덜...


<상황 전개>

1. 새벽 1시가 넘어가면 무조건 잠이 쏟아지는 관계로 저녁 10시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경기 중 두 번째 경기는 늘 전반전만 봄.(나중에 일어나서 검색으로 경기 결과 확인)

2. 00시 30분쯤, 오늘도 여지없이 잠자리에 들었음.

3. 새벽 3시쯤, 전화 울림. 엄마가, 스트레스 받으니까, 축구 보지 말고 일찍 자라고 전화 하신 것임.(자고 있었다고요. ㅠ.ㅠ)
자는 중이라고 하니 "그래, 깼다고 TV보지 말고 얼른 가서 꼭! 다시 자라"고 다짐 받으심.

4. 새벽 4시 20분쯤, 밖에서 들려오는 함성 소리에 잠에서 깸. (근처에 거리 응원하는 광장 비스무리한 곳이 있음)
꿈 속에서 누군지 기억 안 나지만 한국 선수 퇴장 당하고 골 먹고 난리난 걸 보면 잠에서 깨기 전부터 이미 밖에서 들려오는 함성 소리에 괴로워한 게 틀림 없음. 거실에 나가서 TV를 보니(TV 켜둠) 1:0으로 지고 있음. 슈팅수 0개를 보고 다시 방으로 들어옴. 창을 모두 닫고 다시 잠 들려고 노력.

5. 그러나 함성 소리에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면서 괴로워하다가 다시 일어나서 거실로 나감. TV 소리가 밖에서 들려오는 함성 소리를 재워줌.(TV 소리가 견디기에 훨씬 나음.)

6. TV를 지켜본 지 몇 분, 드디어 경기 끝남. 이제 잘 수 있겠구나, 방으로 옴. 그러나 여전히 밖은 시끄러움. 계속 북치고 소리지르고 노래 부르고 있음. 잠들기를 포기하고 컴퓨터 켬. 도대체 저 북소리와 함성 소리, 아리랑은 언제 끝나려는지... ㅠㅠ
-잠시 시간이 흐르고- 좀 이상함. 거실에 켜 둔 TV에서 나는 소리와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일치함. TV에서 "슈우우웃!"하면 밖에서 함성 소리가 일어남. 저 사람들은, 진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면서도 저렇게 난리들인가 황당.
이왕 진 거, 마음 편하게 나도 하이라이트나 보자 하고 거실로 나감.
멍하니 화면을 보는데...... 아닛?
한국이...... 한국이......
골을 넣었다!!!
분명히 1:0으로 졌는데... 어떻게 된 거지? (상황파악 중)
헉! (상황파악 됨)
경기가 끝났는데 왜 저렇게 북치고 소리지르나 했더니......, 경기는 아직 안 끝났음...... ㅠㅠ
끝났다고 생각했던 경기는 전반전이었던 것임.
엄마는 축구 보지 말고 자라고 한 시간 전에 미리 전화 하신 것임.
이런 퐝당 시츄에이숑이...
그래도 어쨌든 졌다고 생각한 경기가 무승부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함.

*

우리집 식구 중 엄마와 나는 특히 담력이 작아서(스포츠에 한함, 다른 것은 용감함) 기록 경기는 재미있게 보지만 축구나 탁구 등의 승부성 경기는 조마조마해서 못 본다. 어쩌다 볼 때면 두 사람 모두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헐떡이고 괴로워한다.
그런 엄마가, 이번 토고전때 엄마가 웬일로 거리 응원하는 곳에 경기를 보러 가셨다고 한다.(거리 응원 장면이 뉴스에도 나옴) 그러니까 경기 전에 나눠주는 모자와 T셔츠에 혹해서 가신 것이다. --;
그 곳 시간으로 경기가 6시부터인데 새벽 4시 반부터 나가셔서 줄 서서 기다렸는데도 모자 밖에 못 받았다고 다음엔 꼭 T셔츠도 받아야지 다짐하셨다더니, 그나마 새벽부터 일어나서 보러 간 경기를 결국 심장이 떨려서 못 보겠다고 그냥 들어오셨다고 전화 하셨던 것. 그런데 통화중에 마침 한 골이 터졌다. 그 얘길 했더니 안 보고 들어오길 잘 했다고 하시는 분이니 딸내미가 새벽에 혼자서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경기를 볼까봐 걱정하시는 것도 당연.

아아_
그나저나.
대한민국, 대단합니다. 어쩌면 후반전에 그렇게 골을 넣을 수 있나요. 기억해보면 후반전에 골을 내주는 쪽이었던 것 같은데. 스위스전은 꼭 승점 3점을 따서 16강에 올랐으면 좋겠네요.
참. 그런데 이러다 프랑스는 정말로 3무승부로 16강 못 가는 거 아닙니까?
예전에 그 글을 읽으면서 배꼽을 잡았는데...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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