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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가 있는 집
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1225 bytes / 조회: 881 / ????.05.01 13:14
혼자 하는 말


예쁜 노트를 한 권 사야겠다.
고 생각했다.
예전엔 생각도 손에 잡혔더랬다. 빛처럼 떠오른 생각, 스치듯 슬그머니 지나가는 생각, 까맣게 잊고 있던 아주 오래전 단상들... 어느 것이든 시간이 얼마가 지나든 내가 어딘가에 메모할 때까지 떠나지 않고 머릿속에서 기다려 주었더랬다.
지금은 아니다. 그 순간에 어떤 식으로든 기록해 두지 않으면 솜털처럼 가볍게 가볍게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그리하여 어느 날부터인가 내 가방 안에는, 책상 위에는, 서랍 안에는, 침대 아래에는 수첩, 노트, A4용지 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지어 놓은 내 사이버 집인 다방만 빼고.
얼마전에 친구에게 물었다. "집을 짓는다면 사면의 벽에 창을 몇 개 내고 싶어?" "네 개." "난 세 개."
난 세 개. 기왕이면 등을 기댈 수 있도록 벽 하나쯤은 남겨 두고 싶다.
다방도 그렇게 리뉴얼하고 싶다.
창은 세 개, 방은 충분히, 문은 소박하게, 벽은 튼튼하게, 바닥은 말랑말랑하게,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은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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