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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1299 bytes / 조회: 649 / ????.09.29 23:03
책, 사고 당하다


오전에 사고를 쳤다.
반신욕을 할 때,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 습관이 있는데 오늘 역시 여느 때처럼 책을 들고 욕조로 들어가다가 그만 욕조에 말그대로 책을 퐁당- 빠트리고 만 것.
이런 식의 사고가 발생하면 늘 그렇듯이 사고의 순간, 시간이 쪼개져서 펼쳐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눈 앞에서 책이 욕조에 가득찬 물 속으로 빠지는 광경을 지켜보는 심정이란...
얼른 책을 집어 들고 서둘러 물기를 제거했지만, 물기를 제거하는 동안 제거하지 못한 나머지 부분은 속수무책으로 젖어버렸다. 신기한 것은 물 속에 완전히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분은 물기에 전혀 젖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임시방편으로 책 사이 사이 티슈를 끼우고 물기를 제거한 다음 그늘에서 말리는 동안 새벽에 꿨던 꿈이 기억났다.
양장본인 책이 북북 찢겨져 나간 꿈이었다.

나는 꿈의 예지력을 믿지 않는 쪽이다.
그럼에도 과거지향적인 나는 그 꿈을 떠올리면서 '오늘 하루 조심할 것을...' 하고 후회했다.

충격이 너무 커서 한 동안은 책을 못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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