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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가 있는 집
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4398 bytes / 조회: 930 / ????.01.04 16:29
0104 잡담


1. 해가 나왔는데도 눈이 온다. 난 왜 해가 있으면 눈이 안 온다고 생각했을까. 하긴, 달이 서쪽에서 뜬다고 오랫동안 아무 생각없이 믿었던 때도 있었다. 말하자면 해가 서쪽으로 지면 거기서 달이 뜬다고 생각한 건데, 더 부끄러운 것은 누군가 달이 동쪽에서 뜬다고 하는 얘길 들으면서 속으로 저 바보, 비웃은 적도 있다는 거.

2. 맛있다고 소문난 **에 갔다. 상호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사진도 물론) 있는 블로그, 까페가 쏟아지는 집이다. 벼르고 별러 드디어 **에 갔으나 결과는 실망. 내 입이 까다로운가?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요즘 들어 내가 까다로운가 종종 생각하게 된다. 이를테면 오늘 같은 날. 불맛이 느껴진다는 볶음밥은 - 중국요리집에서 이 메뉴를 먹은 건 과장 조금 보태서 정말 몇 십 년만의 일이다 - 불맛은 어쩌고 고기 비린내가 입 안 가득 솔솔... 게다가 같이 나온 노르스름한 뽀얀 국물은 보기만 해도 비려서 그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못 했다. 비위가 약한 편인 나랑은 정말 잘못된 만남이었다. 이 집의 장기는 짬뽕이라는데 그닥... 짬뽕은 그나마 짬뽕 전문점인 '홍콩반점'이 나은 듯. 단, 이 집도 공기밥은 정말 별로다. 저가의 쌀을 쓰는 게 확연히 티 난다.

3. 어제『생강이 여자 몸을 살린다』를 읽고 느낀 바가 있어 생강을 사러 마트에 갔다 오는 길, 집 현관 앞에 다다랐을 무렵 전화가 왔다. 카드사 직원인데 내가 카드를 잃어버렸고 그걸 마트內 고객센터에서 보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전혀 기억에 없지만 아마 계산하면서 떨어뜨렸던 모양이다. 어쨌든 결론은, 흩날리는 눈발을 헤치고 발목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다시 마트에 가야된다는 얘기. 우이... 씨...

4. 도서관에서 검색을 해보고 책이 있음은 물론이오, 모두 대출가능인 것을 것을 확인, 주문 직전 기회비용 측면에서 다른 책에 밀려난 츠바이크의 책을 바로 어제, 오전 일찍 도서관에 가서 일곱 권을 싹- 훑어왔다. 여름에 엄마가 왔을 때 기회다! 하고 요령껏 만들어 놓은 대출 카드 덕을 이번에 톡톡히 봤다. 츠바이크가 인기가 없는 모양인지 그의 책은 모두 대출가능, 상태도 막 들여 놓은 듯 반짝반짝 하다. 츠바이크가 외면받고 있다니 어쩐지 서운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출하는 입장에선 완전 상쾌- 거기다 새벽부터 쏟아지는 눈을 보면서 어제 안 갔으면 어쩔뻔 했나 흐뭇...

5. 결국 외출 포기. 오지 않는 환승 버스를 기다리느라 90분을 기다렸다는 뉴스를 보고도 나가면 정말 바보가 되는 거다.

6. <보석비빔밥>으로 채널을 돌리느라 뒷부분은 거의 못 보는 <천만번 사랑해>를 어제는 예고편까지 보게 됐는데 어제 방송분엔 여러모로 시선을 붙잡을 만한 얘기들이 많았다. 특히 채널을 고정하게 만든 건 거의 마지막까지 갔다 싶은 백씨 가문의 큰 아들 세훈(류진)의 불륜 행각.
언젠가 친구들 모임에서 '불륜남의 아내는 왜 상간녀에게 책임을 묻는가'라는 얘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물론 다들 미혼)
그날 아내는 남편에게만 분노해야 한다는 의견과 당연히 상간녀에게도 책임을 물을 권리가 있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는데 - 오랜 사이가 아니었다면 감정의 골이 좀 생겼을 정도로 제법 격렬했다 -, 내 의견은 이중 후자에 해당한다. 일단, 바람 피우는 남자들의 심리가 그렇다. 예외도 있겠지만 대개 유부남에게 불륜은 사랑이 아니라 그냥 불륜이다. 남자들, 소심하고 나약하고 찌질하다. 애초에 여자 쪽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관계 자체가 성립되기가 힘들다. 끝낼 때도 마찬가지. 여자 쪽이 정리하면 남자들은 의외로 쉽게 정리한다. 일부를 위해서 전부를 포기하는 남자는 없으니까. 아내의 원망이 상간녀를 향하는 것? 당연히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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